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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2014/09/21~09/27 맥간 타임슬립

2014/09/21~09/27 맥간 타임슬립 

1.
맥그로드 간즈에 온지 벌써 일주일이 되었다. 허허 진짜 뭐 한게 없어서 엇그제 온거 같은데 시간이 빠르다. 

첫날은 방잡으러 다니고, 다음날은 방 옮기려고 돌아다니다가 시간 다 보내고, 지나가다가 마침 티벳 학교 초등부 여자 축구 대회가 있었는데 온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서 응원해서 재밌었다 , 박수 폭포를 혼자 올라가다가 만난 "잠바"라는 티벳 아저씨와 박수 폭포보다 위쪽의 시바 까페에서 몇시간동안 함께 얘기했던 것도 재밌었다 
방을 찾으러 갔다가 포기하고 식사만
하고 내려온 다람콧 카말 게스하우스에서 시리얼을 주문하자 뜨거운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다 기져다 준것도 재밌었다 ㅋㅋㅋㅋ 아 그건 아직도 웃긴다 

넷째날이 달라이 라마의 티칭이 있어서 아침일찍일어나서 갔었다. 하지만 하하;; 길을 잘못들어서 이래저래 좀 늦게 도착했다.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핸드폰도 맡기고 가방검사 보안검사 다 마치고 들어가니 발디딜 자리도 없었다. 어떻게든 한국인들이 앉는 쪽에 앉으려고 해봤지만 포기했다. 그래뭐 어차피 강연이 중요하니까. 하고 앉았는데 설마 티벳어로 강연하실줄은……
첫 한시간은 그냥 멍때리고 앉아있었다. 최소한 영어로는 하실 줄 알았는데 티벳어다. 한국어 통역이 있다는데 한국인들 자리가 머니까 답답하다. 근데 나중에 알았는데 통역방송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 라디오로 송출되고 있다고 한다. 
아 그래서 다들 조그만 라디오를 가지고 있구나. 바로 나가서 거금 250루피를 주고 라디오를 사서 다시 들어왔다. 하지만 아마도 전파를 송출하고 있는 한국인 구역에서 멀어서 그런지 도저히 전파가 잡히지 않았다. 결국 포기하고 나오려다가 노홍철을 닮은 한국친구를 만났다. 

입대를 두달 앞둔 정엽이는 노홍철을 닮았다기보다는 노란 머리와 기른 수염 때문에 과거 노홍철의 모습이 확실히 보이기는 하지만 입만 열면 완전 애기같은 21살 친구다. 내가 아침을 먹으려 한다고 하니까 자기가 엄청 맛있는 햄버거 집을 안다며 데려갔다. 본인은 먹지도 않으면서 무척흥분해서 햄버거 찬양을 해서 재미있었다. 심심한 차에 Dirty Loundry에 데려갔다. Dirty Loundry 는 내가 3년 전에 맥간에 왔을때 종종 놀러가던 곳인데 문철형님이라는 한국분이 혼자서 4년째 운영중인 가게다. 여행자들이 놓고간 필요없는 물건들을 모아서 다른 여행자들에게 파는 일종의 재활용가게인데 3년만에 가니까 물건도 많이 늘었다. 가게의 물건들에는 가격표가 붙어있는데 가격이 두개가 쓰여있다. 60/130 이런 식으로. 아무리 사소한 물건이라도 자기 물건을 하나라도 가져오면 여기 있는 물건들을 작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애초에 크게 쓰인 가격도 많이 비싼편이 아닌지라 여기서 필요없는 물건들을 내려놓고 나한테 필요한 것으로 바꿔가는것도 괜찮다. 몸에 맞는 바지를 찾아보려서 열댓번 옷을 갈아입었지만 이번에는 나한테 맞는것은 없었다. 거의 생수를 사마시다 보니 부피만 크고 쓸모가 없어진 herbal life 물통을 기부하고 150/250 으로 쓰여진 하모니카를 하나 샀다. 

한 세시간 정도 세사람이 그냥 가게에 앉아있었던 것 같다. 왔다갔다 현지인 손님들이 은근히 많았다. 티벳 모녀가 들어와서 한참 옷을 보다가 갔다. 나가고 나자 정엽이가 ‘이쁘다’ 라고 했다. 

저녁에 문철형님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해서 저녁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레에서 판공초에 같이 갔던 민영이도 만나서 저녁에 셋이 함께 갔다. 문철 형님이 깜짝 소식을 전하셨다. 
아까 정엽이가 이쁘다고 했던 여자애가 나중에 다시 왔는데 문철이형이 아까 있던 한국 남자애 어떠냐고 하니까 맘에 든다고 했단다 ㅋㅋ 그래서 연락처까지 남기고 갔다 ㅋㅋㅋ 원래 한국 좋아해서 한국사람 만나고 싶어한다고 ㅋㅋㅋ 
입대를 두달남긴 스물한살 정엽이는 내일 인도에서 티벳인과 소개팅을 하게 되었다 ㅋㅋㅋㅋ 

우리는 다들 좀 신나서 정엽이를 놀리면서 내일을 기대하기로 했다. 

문철형님이 사는 박수나그 마을 쪽으로 갔다. 걸어가면 30분이 좀 안걸리는데 밤길이라 좀 불안하긴 했지만 금방 갔다. 박수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니까 음식이 싸고 엄청 맛있었다. 가다 우연히 만난 한국여자분 두분까지 합류해서 술도 한잔하고 오랜만에 재밌게 놀다가 헤어졌다. 

2.
지영이가 오기로 해서 새벽에 마중나가려고 했는데 너무 푹 자버렸다. 오히려 지영이가 호텔 로비까지 와서 내방을 물어보고 있었다. 나는 오늘은 기필코 강연을 확실히 듣고야 말겟다는 일념으로 얼른 남걀 사원으로 향했다. 어제 나와 비슷한 상처를 겪은 사람들이 많았는지 어제는 많았던 한국인들이 이제 대부분 스님들만 남아있었다. 어떻게 한국쪽에는 또 못들어가고 그래도 가까운 티벳인들 구역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뻘쭘거리고 서 있으니까 맘씨좋은 티벳어르신이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옆에는 건장한 티벳 스님이 한분 앉아계셨는데 나한테 한국인이냐고 하더니 자기가 읽는 책을 보여줬다. ‘엄마를 부탁해’ 하하 내가 이걸 헌병대 있을때 읽었었지 나도 보고 울기는 했지만 별로 안좋았는데.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라는데 그정도인가…… 

암튼 둘쨌날은 어떻게든 라디오에서 한국방송이 나오긴 나왓다. 하지만 아날로그 라디오의 특성상 주파수가 또렷하게 딱 고정이 되는게 아니었는데 한국 통역방송의 주파수가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라서 주파수를 딱 맞추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리고 아마 사람 몸이 도체 역할을 해서 그런거 같긴 한데 라디오를 움켜쥐고 있거나 주파수 다이얼을 꾹 누르고 있을때는 한국방송이 나오다가 삭 떼는 순간 힌디어 통역이 나왔다. 아 빡침. 가까스로 주파수를 잡아서 세워놓고 강연을 듣다가도 다리가 저려서 잠시 자세를 바꾸려다가 라디오가 툭 쓰러지면 바로 힌디어가 나왔다 ㅋㅋㅋㅋ 아 무슨 강연들으러 와가지고 4시간동안 라디오 나오는지 안나오는지만 보다가 나오니까 허리는 허리대로 아프고 내용은 하나도 기억안나고 완전 짜증만 났다. 내일은 안가 차라리 책한권 사읽고 말지 허허 

그래도 달라이라마를 직접 뵌 소감은 
김연우랑 정말 닮으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목소리 완전 좋다. 

암튼 머 고민이 많아서 강연을 듣고나면 후련해질까 했지만 결국 자기문제는 자기가 알아서 하는법. 세계에서 몇손가락안에 꼽을 지혜로운 분이 바로 옆에 있어도 결국 내문제는 해결못해주는거다. 


강연이 끝나고 dirty laundry에 가서 정엽이랑 만났는데 약속시간이 20분 지났는데 소개팅녀랑 연락이 안된다고 우울해하고 있었다. 다들 엄청 비웃어줬지만 소개팅녀는 결국 나타났다!! 

괜히 우리끼리만 흥미진진해하는거 아닌가 했지만 그 21세 여자아이는 제법 적극적이었던 듯 하다. 다음날 만나니까 이미 커플링도 끼고 있고 ㅋㅋㅋ 정엽이 방에서 함께 음악을 들었는데 "Do you love me?” 하고 물었단다.  

3.

이제
맥간을 떠나고 싶은데 여기선 늦게 일어나거 일찍 자는게 일상이라 하루가 너무 빨리간다 

눈뜨면 침대에서 못나오고 영화같은걸 보다가 12시 다되서 나와서 밥먹고 차한잔산책한번 하면 저녁때가 되고 저녁은 좀 맛있는데 가지고 여럿히가서 배불리 먹고 맥주한두병 하면 10시 좀 넘어서 방에 외서 잔다. 
이제 빨리 맥간을 벗어나야겠다 아래쪽으로 가면 덥겠지만 더워도 여기를 좀 벗어나지 않으면 이대로 인도 일정이 끝나버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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