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일 마포구 함정동 "지리산 어탕국수 "
1.
오늘의 해장은 합정 어탕국수
갔더니 지리산 어탕국수라고 쓰여있는데 지리산 흑돼지고기를 파는걸 보니 주인이 함양분인가보다.
지리산 주위로 남원 하동 구례 산청 함양 등등 많은 동네가 있지만 하동이랑 구례는 화개장터 팔아막고 남원은 춘향이 팔아막고 산청은 허준 팔아먹고 , 함양사람들이 지리산 제일 많이 팔아먹는다. 함양이라고 하면 어딧눈지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까. 함양지리산고속. 은 함양의 버스회사 이름이고, 함양에 예전에 지리산 마트 도 있었지 ㅋㅋ 초등학교 중학교 교가도 전부 "지리산 정기"로 시작했다.
암튼 여기는 진짜 경상도 그것도 내고향 함양음식 스타일이 확났다.
경상도 식당의 대표적인 스타일
일단 비주얼은 거의 쓰레기다
이게 대부분 솥에 잔뜩끓여서 한그릇에 넣고 숟가락만으로 퍼먹을 수 있게 만들다보니 모든재료가 다 섞여서 풀어져있어서 그냥 보면 짬통에 짬모으놓은거 같다.
그리고 반찬은 한 세종류 안팍이고 다 빨갛다. 오늘도 깍두기 네조각 겉절이 조금, 두부조림 한조각 나왔는데 그마저 짜서 다 안먹고 남긴다.
그리고 대부분 이미 간이 되서 나온다. 그리고 함양에서 추어탕먹을때 절대 빠지지 않는 "제피"
"제피"는 경상도 지방에서만 많이 먹는 향신료인데 후추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훨씬 강한 톡 쏘는 향과 입을 얼얼하게 만드는 맛을 가지고 있다. 우리 시골에 가면 김치나 게장에도 제피를 넣어서 밥먹는 내내 얼얼하다.
또 하나의 경상도 음식의 특징은 단맛이 거의 없고 웬만한 누린내나 비린내는 딱히 제거도 안하고 그냥 먹는 투박함, 좀 과하게 끓여서 뚝배기 바닥에 국수 누룽지가 생겨도 그냥 손님상에 내놓는 터프함인데 여기는 그래도 비린내는 확실하게 잡았다.
암튼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해준 어탕국수는 강추!!
후아 먹는 얘기쓰다보니까 겁나 길어졌네 메인은 이게 아닌데
2.
오늘 일정은 약수 근방에서 하는 뮤지컬을 보러 가는거였다.
아마추어 워크샾 팀의 공연이었는데 인도에서 하룻밤 강 바라보면 보드카를 병나발 불면서 찐하게 인연을 맺었던 성재형님께서 기자일로 바쁘신 와중에 뮤지컬에 도전하신다고 하셔서 보러 갔다. 50cc짜리 붕붕이를 타고 약수까지 가려니 이게 대장정이었다. 녹사평까지는 그래도 익숙하게 갔는데 남산2호터널부터 생명의 위협이 느껴졌다. 쌩쌩지나가는 대형 차들 사이에 시속60km도 안나가는 붕붕이는 민폐 그자체였다. 금호터널 지나서 우회전해야되는데 너무 빨라서 얼떨결에 직진했다가 그길로 동호대교를 건너고 ㅋㅋㅋㅋㅋㅋ 압구정에서 다시 동호대교를 건너와서 이리저리 헤메다가 무슨 재개발구역까지 와서 겨우겨우 공연 15분전에 도착했다.
오늘본 뮤지컬 "달고나"는 '추억'과 '향수'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 내가 별로 안좋아한 뮤지컬음악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좋은 옛날 가요들오 뮤지컬을 만들어서 배우들이 노래를 프로처럼 썩 잘하지 않아도 듣기가 좋았다. 처음에는 손발이 오그라들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나중에는 완전 몰입 겁나 훈훈한 마음으로 나왔던거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박성제 형님 열연! 거의 주연보다 더 큰 비중으로 일인10역 가까이 소화하시면서 미친 매력 발산하셨다. 여자였으면 진심 반했을듯, 형 진짜 멋있어요bb, 그 노래 그안무 ㅋㅋㅋㅋㅋㅋㅋ 담에 노래방가요ㅋㅋㅋㅋㅋㅋ
3.
아 근데 내일 열번째 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