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2014/08/18 광주형님을 만나다 part 2

황지용 2014. 10. 29. 10:33

2014/08/18


프린트 할곳을 찾아서 타멜 거리에서 몇군데 피씨방에 갔지만 대부분 프린트는 되는데 코팅이 안됐다. 코팅이라는 말을 전혀 못알아들었다. 코팅, 코팅이 영어로 뭐지? 코팅이 코팅 아닌가? "Coating, You don't know? Paper, up and down plastic, we want to make it waterproof! Don't you understand the waterproof?"

모두 답답하게 고개만 저을 뿐이었다 

광주형님이 "코팅이란게 콩글리쉬가 아닐까?" 라고 했다. 
이씨 코팅 암만생각해도 완전 영언데 뭐지 
인터넷이 없으니 단어를 찾아볼수도 없고 아아 무식이여 
일단 더 찾아보기로 하고 나왔다 
광주형님이 오토바이 타다가 신발에 빵꾸가 났으니 로컬 시장에 가서 신발을 사야겠다 해서 아침에 친절하게(......) 안내를 받아서 내가 잘 알고 있는 길을 따라 시장으로 갔다 시장을 여기저기 돌다가 2층에 프린트집, 3층에 레스토랑이 있는 건물을 발견해서 올라갔다. 
하지만 역시 코팅이라는 단어가 통하지 않았다...... 
3층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다가 메뉴판을 보니까 A4용지가 코팅됬지 않은가? 주인장을 불러서 이걸뭐라고 하냐고 하니까 ㅣLamination이라고 했다 ...!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는데 여기는 라미네이션이 안되고 길 건너편에 라미네션만 되는 문구점을 알려줬다. 
프린트를 해서 가려고 했는데 또 컬러 프린트는 안된다;;
건너편 문구점엘 가니 라미네이션은 되는데 프린트가 안된다;;
거기서 또 다른 길 건너편을 알려줬는데 거기 가니까 다된다!! 

그래서 1종 보통 면허도 없는 나는 프린트+코팅비 150루피에 (1700원)위조 국제 운전면허증을 따게 되었다 ㅋㅋㅋ 


그리고 천천히 로컬 시장안으로 들어가 광주형님의 신발을 고르러 다녔다 
군화나 부츠 종류를 사려고 했는데 싼거는 3000루피부터 6000루피까지 있었다 거의 4~7만원돈인데 그러면 한국에서 사나 도찐개찐이다 
좀 싸구려 워커 종류가 6~700루피인데 내생각엔 괜찮은거 같은데도 형님은 현지물가로 생각해야 된다며 우리돈으로 천원 이천원 차이난다고 그냥 사면 안된다며 ㅋㅋㅋㅋ 50루피라도 싼걸 찾으려고 엄청 헤메고 다녔다. 

그러다가 한평도 안되는 조그만 신발가게에 젊고 조금 예쁜 여자가 있었는데 여기는 확실히 정상가를 불렀는지 처음부터 550루피이고 절대 디스카운트는 없다고 했다. 나는 그여자가 좀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팔을 들어올릴때 울창한 겨털이 보여서 “아 이게 말로만 듣던 그 느낌이구나” 라는걸 알게됐다 

광주형님은 한참 신발을 보다가 마음에 들었는지 
“플리즈 디스카운트~”를 한참 외치다가 안되자 
“플리즈 디스카운트, 앤 아이 기브유 마이 폰 넘버” 라고 했다 
여자는 무척 당황해보였지만 웃으면서 계속 안된다고 했다 
한참을 실랑이를 하더니 형님은 “오케이 노 디스카운트, 앤 유 깁미 유어넘버”
ㅋㅋㅋㅋㅋㅋ 장난인 줄 알았더니 진심이다 이형님 ㅋㅋㅋㅋㅋ 
한참 그러더니 결국 형님은 그 여자의 번호를 따서 신발가게를 나왔다. 

"이렇게 작업하는거야 보여주려고 그랬어” 
ㅋㅋㅋㅋㅋ나는 좀 충격적이었지만 이형님은 진심이었다. 
여행을 오래하면서 이런식으로 이나라 저나라에 여자친구들을 사귄다고 했다.
흠좀무 하고 돌아서는데 그 다음에 어디갈까 하다가 이형님이 바로 육교 아래 마스크를 쓰고 서 있던 몸매좋은 인도여자한테 또 다가가서 길을 물어보았다. 
나는 그냥 옆에 서있었는데 좀 있으니까 또 번호를 따고 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더니 이 여자가 지금 댄스스쿨에 가는데 같이 구경하러 가지 않겠냐고 했다 ㅋㅋㅋㅋㅋ 
아 뭐 ㅋㅋㅋ 그러지뭐 ㅋㅋㅋ 따라갔다 관광객들이 거의 없는 카트만두 학원가였다. 
여기도 교육열이 굉장한지 길을 따라서 한국어, 일본어, 영어, 컴퓨터, 음악학원등이 1km이상 줄지어 늘어서있었다. 
그렇게 따라가다가 어느 어두운 건물 계단으로 들어가니까 정말 거울있는 연습실에서 몇명이 볼리우드 영화에 나올것 같은 춤을 연습하고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방송댄스, 걸스힙합 뭐 이런거다. 

우리가 만난 여자는 스무살 “아비다” 였는데 마스크를 벗어도 아주 예뻤다. 
광주형님은 자꾸 “유 룩스 라이크 안젤리나 졸리, 유아 뷰티풀” 을 연발했고 아비다는 부끄러운듯 계속 손사래를 쳤다. 아비다가 블루투스로 광주형님에게 자기 사진 몇장을 공유했는데 전통의상 입은 사진은 진짜 대박 이뻤다, 뭐 네팔 홍보영상 이런거 나올거 같았다. 

곧 아비다가 수업시간이 되어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자 아비다의 앞타임 클래스가 끝나고 학생들이 나왔다. 그중에 중국인 처럼 보이는 여자가 있었는데 지나가자 광주형님이 ‘니하오~’하고 말을 걸었다. 중국여자가 멈춰서더니 광주형님이 유창한 중국어로(ㅋㅋㅋㅋㅋ)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더니 또 번호를 땄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오! 작업의 신 오오!
중국 여자가 가고 나서 나에게 설명을 해줬는데 여자는 중국에서 와서 네팔의 티벳 사원에서 스님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일 아침 9시 30분에 사원을 방문해서 같이 밥도 한끼 하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고 했다. 

하하 내일 할거 생겼네  
 마침 그곳이 카트만두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보다나트 사원 근처라 잘 됐다 싶어 함께 가기로 했다. 

그리고 한시간쯤 아비다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형님은 안젤리나 졸리는 내가 맘에 드니까 너도 춤 추는 애들 중에 맘에 드는 애가 있으면 내가 섭외해 줄게! 라고 했지만 하하 난 글쎄…… 

아비다가 나와서 함께 저녁을 먹으러 갔다. 
아비다가 나오기 전에 광주형님은 “이럴때 겁나 비싼데 데려가는 여자애들은 싸가지 없는 애들이고 평소 자기들 먹는데 데려가는 애들이 괜찮은 애들이니 잘해봐야해” 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광주형님은 아비다에게 밥을 사주겠다고 했지만 아비다는 계속 그럴 이유가 없다며 자기 몫은 자기가 내겠다고 했다. 
한참을 얘기하다가 어느 식당에 들어갔는데 아비다는 자기는 배가 불러서 아무것도 먹지 않겠다고 했고 그래서 우리 둘 것만 주문해서 나눠먹기로 했다. 

식당에 오기 전까지는 나는 거의 한마디도 안하고 형님의 ‘작업’을 보고만 있었지만 식당에 앉아서 대화가 멀뚱히 있다가 대화가 끊어지니까 어색해서 나도 몇마디 말을 건냈다. 사실 아비다가 밥 사주는걸 거부하자 나도 약간 호감이 생기기도 했다.  아비다는 카트만두에서 오빠와 자취를 하고 있는데 나중에 미국에 가려고 공부중이라고 했다. 내가 춤 배워서 공연은 안하냐고 하니까 몇달 후에 혼자 뮤직비디오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ㅋㅋ 
광주형님은 자기가 투자해서 직접 뮤비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했고 아비다는 또 어이없이 “why?” 라고 했다. 
나는 그게 참 맘에 들었고 그러고 잠시후에 아비다의 눈이 살짝 젖은것 처럼 보였다. 

식당에서 나와서 다시 왔던 길을 한참 걸어서 처음 만났던 육교 아래에서 헤어졌다. 나는 다시 볼일 없지 싶어서 잘 지내길 바란다고 잊지 못할 거라고 했고 광주형님은 또 보자고 하고 헤어졌다. 
타멜로 돌아오는 길이 꽤 멀었는데 광주형님이 오는 내내 말이 별로 없었다. 
이상하게 하루종일 광주형님이 말을 하면 내가 들어줬는데 돌아갈때는 내가 어색해서 쾌활하게 이런저런 말을 했지만 광주형님은 별 반응이 없었다.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서 각자 씻고 가볍게 술을 한잔 하기로 했는데 , 광주형님은 컵 하나에 오랜지 주스와 약간의 위스키를 넣고 본인은 술을 못마셔서 이거 한잔이면 충분하다고 했다. 나혼자 나가서 150ml짜리 보드카와 토닉워터, 탄산수 등을 사왔다. 목이 말라서 혼자 보드카 토닉 두잔을 원샷했더니 금방 땀이 났다. 더우니까 나가서 게스트 하우스 마당의 야외까페에서 마시자고 했다. 

나와서 담배를 나눠 피우면서 별 말없이 나는 일기를 쓰고 광주형님은 사진을 보고 있었는데 24살 정도로 보이는 남자 친구 한명이 나와서 함께 밤늦도록 이야기를 했다. 
비로소 어색함이 좀 풀렸는데 여행 얘기를 하다가 광주형님의 어마어마한 여정 얘기를 하다가 내가 이분 대단한 분이라고 오늘 나랑 같이 다니면서 여자번호를 세개를 따셨다고 ㅋㅋㅋ 했더니 광주형님이 나를 가리키며 얘가 더 이상하다고 남이 작업중인 여자를 가로채서 자기가 작업한다고 상도덕에 어긋난다고 막 그러셨다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마지막에 아비다와 한참 얘기한게 은근 신경쓰이셨나보다ㅋㅋㅋㅋㅋ아 귀여워 ㅋㅋㅋ 

아 근데 돌아와 생각해보니 광주형님이랑 계속 다니면 피곤할 거 같아서 나는 내일 티벳사원까지 같이 가고 모래 포카라로 간다고 말씀 드렸다. 
24살 친구가 모래 아침 포카라로 간다고 해서 마침 같이 가면 좋을 듯 했다. 

마지막엔 몽골에서 말타고 여행하는 것에 대해서 토론을 하며 말 사이즈와 텐트 종류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한참 얘기를 나누다가 잠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