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2014/10/05 내맘대로 평론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힐링, 아이언맨

황지용 2014. 10. 29. 10:43

내맘대로 평론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위한 힐링, 아이언맨 



‘어벤져스’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를 꼽으라면 단연 ‘아이언 맨’이다. 

아이언맨은 쿨하다. 아이언맨은 자본주의적 성공이 도덕적 선함과 이어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존재다. 

아이언맨은 부자다. 아이언맨의 수트는 부자가 누릴 수 있는 원하는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는 사람 그자체와 동시에 부당한 방법(무기판매)로 벌어들인 돈도 후에 자신이 돈을 이용해 남을 돕고 정의로운 일을 하면서 살면 결과적으로 선한 사람으로 남게 된다는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준다. 

아이언맨이 되기 전까지의 토니스타크의 삶은 도덕적 책임감을 내버리고 철저하게 자본주의적 원칙에서 약육강식의 원리에 충실하게 살아온 사람의 성공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토니스타크의 돈과 명성은 그가 비도덕한 사람임에도 여전히 대중들에게 매력있는 존재로 남게 한다. 토니스타크는 

그리고 아이언맨 영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토니스타크는 앞만 보고 살아온 삶에 회의감을 느끼고, 피상적 인간관계에 환멸을 느끼며 자신의 삶의 가치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을 하면서 새사람이 된다. 


아이언맨을 중심으로 하여 어벤져스의 각 캐릭터와 사건들을 살펴보며 그들이 상징하는 바를 하나씩 생각해보기로 한다. 


토니스타크=아이언맨

어벤져스에서 캡틴 아메리카와 대립할때 캡틴은 토니에게 이렇게 묻는다 

“슈트를 벗으면 넌 뭐지?”

토니는 대답한다 “천재, 백만장자, 자선가” 

그때 블랙 위도우가 괜찮은데?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까딱한다. 


토니 스타크는 슈퍼 히어로가 아닐때, 어떤 초능력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자 슈퍼히어로가 아니라도 멋지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토니스타크의 삶은 현대인이 따라야할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토니 스타크는 능력과 돈을 가지고 있다. 그는 천재적 능력과 냉철한 사업수완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방탕한 삶을 산다. 그러나 주위에 진정으로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은 없고 모두가 자신의 돈과 명예를 보고 따른다는 사실을 본인도 알고 있다. 


최고의 자리에서 충분히 방탕한 생활을 즐긴 후에, 토니스타크는 아프간에서 자기 회사의 무기를 가진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가 되고, 감옥 안에서 아이언맨 슈트와 아크 원자로를 만들어 탈출하면서 더이상 무기를 만들지 않기로 결심한다. 자신이 개발한 무기가 테러에 이용된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만이 그 전까지의 토니 스타크가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도덕적 면죄부일뿐 전쟁에 일조한 죽음의 상인이었음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서 스타크는 개심을 한다. 그리고 새사람이 된다. 아이언맨 슈트를 만들어 전쟁을 억제하고 사실 자신이 성공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악당들(낙오된 경쟁자들)로부터 세상을 구한다. 그리고 어벤져스의 핵심멤버가 되어 외계인의 위협으로 부터 영웅적으로 지구를 구해낸다. 그리고 해피엔딩. 아이언맨은 죽지 않는다. 아이언맨은 행복하다. 캡틴 아메리카나 블랙 위도우같이 전쟁이 아니면 존재 목적이 없는 것도 아니고 헐크처럼 평생 사회로부터 숨어 살아야 하는것도 아니고 토르 처럼 짊어져야 할 책임때문에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것도 아니다. 아이언맨으로의 영웅적인 행위가 끝난 후, 토니스타크는 다시 화려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이제는 예전처럼 방탕하지는 않은 ‘착한 부자’다. 사랑하는 여인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도덕적으로도 정당한 ‘클린 에너지 프로젝트’ 같은 것에 투자하며 여전히 부자로 영원한 부자로 행복한 삶을 누리면서 도덕적으로도 깨끗하며 사회적으로도 자신의 잘난 모습이 널리 알려진, 부와 명예와 행복을 모두 가진 진정한 승리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시할수 있는 최고의 인간상. 그것이 토니 스타크다. 


아이언맨의 신화는 성공을 위해 도덕적 선택을 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 지금 조금 부도덕하게 살아도, 지금 조금 삭막하게 살아도, 지금 니 삶이 조각나는것 같아도, 나중에 진짜 성공하고 나면 괜찮아 질거야. 이걸 다 갚고 성공하고 행복한, 그리고 천국 갈 수 있는 사람이 될거야 라며, 일단 성공하고 난 후에는 그 전의 도덕적 헤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아이언맨 영화를 거치면서 토니 스타크는 많은 위기를 겪는다. 자신이 지금까지 부를 축적하기 위해 팔았던 무기들로 인해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를 당하고 탈출한다.

아이언맨 2에서는 심장에 박힌 폭탄 파편이 심장으로 파고드는 것을 막기 위해 가슴에 달아놓은 소형 아크 원자로는 독성 물질을 발생시켜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되기도 한다. 

아이언맨 3에서는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이며 정신적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심각한 위기에 처한다. 


성공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고 앞만보고 살아온 현대인들이 한번쯤 겪을만한 심각한 위기( 비도덕적 행위에 대한 보복, 건강상의 문제, 불안과 우울)가 아이언맨을 찾아오지만 그때마다 아이언맨은 극복해낸다. 내잘못으로 만들어진 악당이지만 그 악당이 심각하게 나쁜짓을 해서 악당을 물리치는 것만으로 속죄가 되고, 건강상의 문제는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 행복의 길로 향하는 주춧돌이 되며 의외로 간단하게 누군가의 도움에 의해 해결된다. 또한 현실에서도 심각하게 위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정신적 불안증세가 극에 달했을때, 모든것을 버리고 새출발함으로서 구원받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극한으로 자신을 몰아아쳐도 결국에는 모든것을 다 가진 행복한 사람으로 끝날 수 있다는 완벽한 허구적 이상을 아이언맨은 보여준다. 

그리고 아이언맨 3의 엔딩에서 아이언맨 슈트를 모두 파괴한 토니스타크의 마지막 대사는 ‘나는 아이언맨이다’ 이다. 


강철인간, 강철처럼 강인한 인간. 자신의 삶이 아무리 망가지더라도 회사를 위해 몸과 마음이 부서질만큼 일할 준비가 되어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은 강인한 인간. 출생신분과 관계없이 개인의 능력과 노력으로 인해 성공과 행복을 거머쥘 수 있다는 자본주의의 이상에 너무나 적합한 인간상이다. 


토니스타크는 결국에는 행복해지고야 마는 강철인간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그 모든 것이 우선은 어떤 방식으로든(그것이 무기를 파는 일-비도덕한 일이라도) 성공하고 난 후에 그 성공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도덕성을 구원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면서 현대인들이 경쟁사회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수많은 도덕적 불안감을 해소해주며 계속해서 달려갈 수 있는 힘을 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하워드 스타크-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의 존재가 있어 애초에 천재이자 부자로 태어나지 않은 사람은 성공을 꿈도 꿀 수 없다는 냉철한 선긋기 역시 내재되어있다. 


또한 주변인물들 역시 한명씩 중요한 인물들로 현대인들의 삶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 도덕적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존재들이다. 


페퍼 포츠= 행복에 대한 약속 

는 남자라면 누구나 꿈꿀만한 이상적인 여성이다. 나는 놀러 다닐 뿐인데 내가 해야 할 일을 모두 처리해주면서도 내가 바람피운 여자들까지 다 처리해주는 아름다운 여비서,  언제나 나의 곁에 있어주다가 어느순간 나의 진정한 사랑임을 깨닫게 되고 놀만큼 논 내가, 나의 과거를 모두 이해해주는 그녀와, 이제 정신차리고 평생을 함께하게 된다. 페퍼 포츠는 앞만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의 목적지다. 누구나 꿈꿀만한 여인. 심지어 페퍼를 만나기 위해 토니 스타크는 특별한 노력을 하지도 않았다. 페퍼 포츠는 비서다. 성공하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비서.  진지한 사랑보다는 가벼운 연애만 하면서 일에만 집중하면서 살아서 성공한 결과 자연히 얻게된 미녀비서. 사랑을 얻기 위해서 토니 스타크가 해야 했던것은 성공 뿐이다.  나이가 늦도록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일만하고 살아가는 중장년층들이 안고 있는 불안감, 일만하며 사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러다가 외롭게 혼자 죽는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대한 위로로서 노력에 대한 보상인 행복의 상징으로서 페퍼포츠는 존재한다.


제임스 로드= 불법적 행위의 묵인 

그의 존재는 중요하다. 토니스타크를 이해해주는 고급 공무원. 제임스 로드는 토니의 친구이며 미 공군무기 개발부의 중령이다. 오만하고 자기 중심적인 토니가 저지른 무모한 일들을 법적 처분을 받지 않게 해주기 위해 언제나 동분서주한다. 제임스 로드는 친근한 공권력의 상징으로서 내가 다소 불법적인 행위를 해도 의도가 나쁘지 않다면 후에 이해받을 수 있다 라는 면책을 준다. 경쟁사회에서 가끔씩 원칙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기도 하는 현대인들이 스스로 불법적 행위에 대한 정당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로서 제임스 로드는 존재한다. 


자비스=부와 기술의 상징

자비스는 토니 스타크의 컴퓨터 운영 프로그램이다. 아이언맨 슈트를 비롯하여 토니 스타크가 원하는 모든 것들이 자비스에게 말로 명령함으로서 이루어진다. 자비스는 부가 가져다 줄 수 있는 초현실적으로 편리한 삶을 과시한다. 


저스틴 해머, 오베디아 스탠 =직장동료, 경쟁자 

아이언맨 1에서 무기개발을 중단한다는 토니의 선언에 토니를 배신하고 아이언 몽거를 만들어 토니를 공격하는 오베디아 스탠 이나 아이언맨 2에서 언제나 토니에게 친근하게 대하면서도 심각한 열등감을 가져 이반 반코를 데려다가 해머드론을 만들어 토니를 이기려고 하는 저스틴 해머 는 현대인들의 관점에서 겉으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직장동료나 경쟁자들에 대한 경고를 암시한다. 



만다린 = 중국, 자본주의에 반하는 모든 사상

코믹스 아이언맨 시리즈의 실질적인 메인 악당인 만다린, 아이언맨 영화 시리즈에서는 알드리치 킬리언에 의해 조작된 허구의 인물로 묘사되지만 아이언맨 코믹스의 만다린은 열개의 반지로 마법을 부리는 중국인 마법사 악당으로 미국인이 아이언맨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존재다. 영화에서의 만다린은 중동의 테러리스트로 묘사되지만 바꿔말하면 아시아 전체를 뭉뚱그려 대표하는 상징이여 여전히 중국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만다린은 테러리스트이며 사상가다. 만다린은 미국적인 모든것과 자본주의의 모든것을 부정하며 위협한다. 이것은 미국의 자본주의 문화가 만들어내는 문제들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동양의 사상, 히피들로 시작되어 소비적 삶을 거부하고 느린 삶을 추구하며 미국의 많은 정책과 전쟁에 반대하여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오리엔탈리즘을 상징하며 그것이 만다린이라는 캐릭터를 거쳐 이슬람 사회의 테러리즘과도 합쳐져 실제적으로 미국의 모든 적을 합쳐놓은 하나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러한 만다린의 존재가 결국은 자유로운 민간 과학자 집단이었던 알드리치 킬리언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설정으로 인해 외부의 모든 적들이 결국은 우리 주변의 불순분자(체제에 반대하는 미국시민)에서 출발한다는 암시를 주며 미국과 자본주의 사회와 나머지 사회를 선악으로 구분짓는다. 


그리고 어벤져스 


어벤져스는 현대인들이 가진 불안을 안심시키는 메시지다. 

어벤져스의 각 캐릭터들은 현대인들 심리속의 각 존재들을 상징하며 캐릭터들이 굳건하게 우리를 지켜준다는 엔딩으로 마무리되면서 안전에 대한 불안감들을 안심시킨다. 


토르=신 

토르는 신의 아들이자 신이고 왕의 아들이자 왕이다. 북유럽 신화의 주인공 토르는 어디까지나 노란머리 푸른눈을 가진 서양의 신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정점에 서있는 WASP를 상징하는지도 모르겠다. 토르는 인격을 가진 신이다. 지구가 위기에 처하면 하늘에서 내려와서 나(아이언맨)과 함께 싸운다. 나는 언제나 신과 함께한다. 내가 조금 건방지고 평소에 신앙에 투철하게 살지 않았더라도 신은 내 편에 서준다. 신은 다 이해해줄거야. 라는 신앙적 불안감에 대한 해소와 동시에 나의 미래를 신이 보살펴 준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해준다. 


헐크=내면의 분노

헐크는 허술해보이는 겉모습, 착해보이는 겉모습안에 숨어있는 분노, 헐크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면의 분노를 상징한다. 헐크의 존재는 우리가 (화가 나면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도록 배려하게 하며 동시에 부당한 일을 당했을때도 “안되, 내가 화내면 이까짓 것들 아무것도 아니지만 참아야지, 내가 화내면 모든게 엉망이 되’라며 한편으로는 참을성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비굴하다고 할 수 있는 자존심의 상처를 모두를 위한 자신의 배려로 치환하여 받아들이게 한다. 


캡틴 아메리카= 체제, 국가

아이언맨이 미국인을 상징한다면 캡틴 아메리카는 미국이라는 국가 그 자체와 미국의 체제, 미국이 유지하고 있는 세계의 질서 를 상징한다. 캡틴 아메리카에 빙의한 미국은 결코 어벤져스의 어떤 멤버들보다 강하지 않지만, 언제나 정의에 대한 올곧은 신념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하며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고 언제나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한다. 캡틴 아메리카는 언제나 세계 평화에 헌신적인 미국의 모습이며 동시에 절대 배신하지 않는, 어떤 대가도 없이 미국인을 지켜줄 미국 정부의 상징이다. 캡틴아메리카-윈터솔져 에서처럼 같은편 모두가 캡틴이 잘못했다고 말하더라도, 어떠한 누명을 쓴 경우에서도 캡틴은 일말의 사심없이 정의만을 추구한다. 우리는 캡틴을 믿고 의지하고 따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세계 모든 우방국가가 미국이 잘못했다고 말할 지라도, 미국은 언제나 옳다. 미국은 언제나 가장 정의롭다 라는 암시. 사상최대의 전범국가일지도 모르는 미국에 살고 있는 시민들이 느낄 수 있는 자기 국가의 도덕성에 대한 불안함, 자기가 위대한 나라에 살고 있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해소해준다.  


쉴드, 닉 퓨리= 보이지 않는 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세력을 상징한다. 

매카시즘의 시대, 우리나라에서도 박정희 정부를 거치며 어느새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던 사람들, 시민들에 대한 공권력의 불법적 감시와 도청, 정보기관의 납치 감금같은 사례들. 세계를 뒤에서 움직이고 있는 우리가 알고 있지 못한 어떤 세력들, 그 세력들이 결코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방법만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혹시 나를 감시하고 있을지 모르더라도, 그 모든것이 정의를 위해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체제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안도감을 주는 상징이다.


아이언맨과 어벤져스 시리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형적인 인간상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인간 소외나 도덕적 불안감에 대한 해소를 제공한다. 앞만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이 어느순간 혹은 항상 내가 바르게 살고 있는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싶은 생각이 들때 아이언맨을 통해서 ‘괜찮다’고 안심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경쟁사회에서 태어나 경쟁사회에서 살아야만 하며 언제나 지칠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아이언맨이 주는 불안감의 해소는 훌륭한 힐링이다. 먹고 사는 일이 힘들어서 지칠때 아이언맨과 어벤져스 시리즈를 보면 다시 토니스타크같은 나만의 해피엔딩을 위해 살아갈 힘이 날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언맨 영화 시리즈가 현대인을 체제에 순응하게 만드는 최면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게 나쁘고 좋다고 말하지도 않겠다. 그저 어떤 관점에서 봤을때 이런 효과와 상징을 가질 수도 있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관점을 조금 바꿔서 비약해보면 이렇게 갈 수도 있겠다. 

체제에 대한 안정감을 반복해서 제공하는 아이언맨 시리즈에서 최고의 악이었던 만다린 은 결국 알드리치 킬리언에 의하여 탄생했다. 

알드리치 킬리언은 열정과 꿈을가졌지만 촌스럽고 가난했던 과학자다. 자기 연구에 도움을 청하고자 토니를 찾아갔지만 무시당하고 나서 자신의 존재를 감추고 만다린을 창조하며 모든 일을 꾸민 흑막이다. 처음 등장한 알드리치 킬리언은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며 머리가 긴 히피이고 미국 고등학교 대학교 어디에서든 nerd라며 놀림받았을것 같은 촌스러운 스타일의 순박한 과학자다. 토니가 매몰차게 킬리언을 무시하며 골탕먹일때도 이상하게 토니는 나쁜사람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킬리언이 너무 찌질하니까. 킬리언은 과학자들의 모임인 민간 싱크탱크의 수장으로 돈벌이보다 순수한 과학적 탐구를 하는 사람이었으나 토니에게 버림 받은 이후 음모를 꾸미고 미국의 체제를 갈아엎으려는 시도를 하다가 아이언맨에게 저지당한다. 

결국 모든 미국의 적을 상징하는 만다린을 창조해 내는 것은 같은 미국인인 찌질한 킬리언이다. 자본주의적 가치관에 맞지 않게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연구나 하면서 찌질한 열정을 불태우는 과학자. 킬리언은 아이언맨으로 상징되는 미국인들의 이웃이다. 다른 성향을 가진 이웃. 자본주의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는 이웃, 성공 외의 다른것에 관심을 가지는 이웃, 체제를 무너뜨리고 체제에 찬성하지 않는 이웃, 진보적인 이웃. 

결국 아이언맨은 공화당으로의 투표를 인간 심리 깊숙히 자리한 불안감을 자극하여 이끌어내고자 한 시도인가. 


이건 진짜 비약인거 같긴 하다.